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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정보/경제정보

우즈벡 세무서 에피소드

by KattaYulduz 2019.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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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을 할 줄 안다는 이유로 얼떨결에 작년부터 회사에서 회계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물론 어려운건 회계사가 다하지만 매달 세금 계산하는걸 지켜볼때마다 마음이 심난한건 어쩔수가 없네요. 


이 일을 시작하고 알게된게 우즈벡에서 세무회계업무를 정상적으로 안하는 회사들이 꽤 많다는 겁니다. 

가장 흔한게 직원들 월급을 최저임금의 3~5배로 축소해서 신고를 하는 경우인데, 급여의 최대 44%까지 과세를 하다보니 세무서에도 모른척합니다. 저희도 처음에는 급여를 축소해서 신고할까 했는데, 직원이 너무 많다보니 나중에 폭탄으로 돌아올거 같아 전액 신고하고 세금도 다 납부하고 있습니다.  


우즈벡에서는 1년에 두번 '여성의 날'과 '설날'에 회사 회계사들이 담당 세무서를 방문해서 선물을 주는 특이한 문화가 있습니다. 

'여성의 날'에는 세무서에 여직원들에게만.. 연말에는 세무서 담당직원 모두에게 선물을 줍니다. 

작년 연말에는 커피와 차, 초콜렛 요런걸로 개인당 10만솜해서.. 세무서직원 10명에게 선물을 줬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안줘도 상관없지만 다른 회사들 다 주는데, 우리만 안주는것도 불안해서 어쩔수없이 챙겨줬습니다. 


분기별 결산이 끝날때쯤에 우리회사를 담당하는 세무서 직원으로부터 다음 분기 세금을 먼저 내달라는 부탁 전화가 옵니다.   

예를 들어 천만솜을 미리 납부하면 다음분기 세금이 3천만솜 나올때 2천만솜만 내는걸로요.

왜 이렇게하냐하면 세금을 체납하는 회사가 많아지면 담당 세무서직원들이 상부로부터 질책을 받게 된다고 하네요. 

이럴때는 납세실적이 좋은 회사에 부탁해 다음 분기 세금을 미리 받아 할당량을 채우는건데 일종의 카드 돌려막기 같습니다.   

저희는 어차피 나중에 낼 세금을 미리 내는것뿐이라 세무서직원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서 부탁을 들어주는편입니다. 


타슈켄트에서 미라바드(Mirobod)구역과 야카사로이(Yakkasaroy)구역은 외국인이 많이 사는데, 당연히 외국법인들도 이 구역에 많이 몰려있습니다. 외국법인들중에 정부 고위관계자들과 관련된곳도 있다보니 세무서에서도 먼저 뇌물을 요구하는 경우는 없으며 푼돈에 감옥에 갈 모험을 하는 세무서직원도 없을겁니다.  

물론 제가 다니는 작은 법인은 해당 안되는 이야기지만 뇌물을 주게되는 상황이라면 상상할 수 없을만큼 큰 액수가 오고간다는 소문은 들은적은 있습니다.  

  

세무관련 규정이 복잡하다보니 세무서 직원들도 자신들이 맡은 업무만 알지 다른 분야는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년에 세무관련 업무 때문에 세무서에 공문으로 문의를 했었는데, 답변을 받기까지 2개월 넘게 걸렸던적이 있습니다.  

세무업무가 너무 복잡하다보니 우즈벡세무위원회에서 법률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쳐서 내년에 새로운 세무관련 규정을 발표할 예정이라는데..

올해는 세무업무가 좀 쉬워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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